[퀵커머스 전쟁]③쿠팡 견제 위해 앞다퉈 ‘퀵커머스’ 도입…중·소상공인 ‘고사 위기’
배달의민족이 지난해 ‘배민 B마트’ 사업부문으로 EBITA 기준 첫 흑자 달성을 이뤘다. 이는 24시간 운영, 즉시 배송 같은 편리함도 이유지만 이마트, 홈플러스, GS25 같은 대형마트와 편의점 상품을 집안에 1시간이면 받아볼 수 있게 된 영향도 크다.
배달의민족이 B마트로 재미를 보는 동안 다른 플랫폼들도 손놓고 있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쿠팡은 ‘쿠팡이츠’에 마트 서비스를, 네이버는 ‘지금배송’ 서비스를 앞다퉈 도입했다. 이에 국내 굴지의 유통 대기업들은 이들이 제공하는 퀵커머스 서비스에 분주히 입점했고, 거대 플랫폼을 낀 유통시장 퀵커머스 전쟁에 불이 붙었다.
유통 기업들이 처음부터 퀵커머스를 배달의민족 같은 플랫폼에 의존해왔던 것은 아니다. 롯데마트, 이마트 같은 대형마트들은 과거에 장보기를 끝낸 고객이 요청하면 자사 차량에 장 본 물건을 실어 인근까지 운송해주는 자체 서비스를 운영했다. 다만 쇼핑의 대세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배송 서비스 수요가 줄자 서비스 제공을 철수한 것이다.
하지만 요즈음은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기존 오프라인 매장이 주력인 유통 기업들이 퀵커머스 서비스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들에게 공공의 적인 온라인 이커머스 ‘쿠팡’에 대적하기 위함이다.
쿠팡의 급격한 매출 성장은 오프라인 유통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로켓배송을 중심으로 급성장한 쿠팡은 지난해 매출 41조2901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대형마트 전체 판매액(37조 1779억원)을 넘어섰다.
배달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유통 기업들 입장에서 현재 가장 적대 시 되는 존재는 쿠팡인데, 쿠팡이 하루배송과 새벽배송을 기반으로 성장한 만큼 유통 기업들이 이를 견제하기 위해 퀵커머스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유통 기업들이 기존에 자체 배송 인프라나 제휴처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신규 이용객 유입 효과를 노리고 거대 플랫폼 퀵커머스 페이지에 추가 입점을 하고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거대 플랫폼이 퀵커머스 배송 시장을 장악하게 되는 상황은 문제다. 인근 지역을 대상으로 배송서비스를 제공하는 동네 마트·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중·소상공인의 영역을 침범하기 때문이다.
또 소비자는 편리하기 때문에 직접 가서 사는 것보다 비싼 비용도 감수하게 된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연구원은 “소비자들은 당연히 매장에 방문하거나 전단지로 주문해야 배송을 해주는 기존 슈퍼, 마트 대신 스마트폰으로 쉽게 주문하는 배민이나 네이버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특히 중·소규모 슈퍼와 마트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어 이들에게 위협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배민 B마트(퀵커머스 서비스)가 원래 소상공인들에게 온라인 판로를 제공하고 상생하려는 데 목적이 있는 서비스인데 이마트, 홈플러스 같은 대기업들이 입점 하게되면 그 취지도 무색해진다”고 말했다.
배민 - 이마트, 홈플러스, GS25 입점
쿠팡 - 쿠팡이츠에 마트 서비스 도입
네이버 - 지금 배송 서비스 도입
쿠팡: 지난 배출 414조 2901억월 기록 (국내 대형마트 전체 판매액 초과)